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다이어트약 부작용 (식욕억제제, 요요현상, 의약품남용)

by 비나리 777 2026. 3. 16.

다이어트약 부작용 (식욕억제제, 요요현상, 의약품남용)
출처 : 연합뉴스 _ 식욕억제제 (CG)

저는 20대 중반에 체중 감량을 위해 식욕억제제를 복용했습니다. 당시 BMI 25 정도로 의학적으로는 비만이 아니었지만, 주변에서 '다이어트약 먹으면 빨리 빠진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시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 2주간은 신기할 정도로 체중이 줄었지만, 그 뒤에 찾아온 부작용과 요요 현상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니 저처럼 비만 진단 없이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60% 가까이 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비만 아닌 사람들이 더 많이 먹는 식욕억제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5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구용 식욕억제제 복용자 중 59.5%가 비만 진단을 받지 않았음에도 체중 감량 목적으로 약을 복용했습니다(출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 수치는 식욕억제제가 본래 목적인 '비만 치료'가 아닌 '외모 관리'로 남용되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대한비만학회의 비만 진료지침에 따르면 식욕억제제는 BMI 27 이상이거나 BMI 30 이상인 비만 환자에게만 단기간 처방해야 합니다. 여기서 BMI란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로,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입니다. 예를 들어 키 160cm에 체중 65kg이면 BMI는 약 25.4로, 의학적으로는 과체중에 해당하지만 식욕억제제 처방 기준에는 미달합니다.

제가 약을 먹던 당시에도 이런 기준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병원에서는 간단한 상담만 하고 바로 약을 처방해 줬고, 저는 '의사가 줬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조사 결과를 보면 복용 기간도 3개월 이하가 45.9%, 3개월 초과 1년 이하가 37.0%, 1년 이상이 17.1%로 나타났습니다. 단기간 처방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의미입니다.

복용 이유를 살펴보면 상황이 더 명확해집니다.

  • 비만 진단 없이 체중 감량 목적: 59.5%
  • 비만 진단 후 치료 목적: 34.6%
  • 주위 권유: 8.9%
  • 고혈압·당뇨병 등 동반질환 치료: 8.6%
  • 호기심: 3.9%

다이어트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와 SNS에서 보이는 마른 체형에 대한 압박이 이런 결과로 나타났다고 봅니다. 저 역시 인스타그램에서 연예인들의 몸매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돼야 해'라는 강박을 느꼈고, 그게 약 복용으로 이어졌습니다.

73.5%가 겪는 부작용과 끝없는 재복용 의약품 남용

제가 식욕억제제를 복용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입마름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물을 마셔도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는 느낌이 지속됐고, 밤에는 심장이 두근거려서 잠들기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약이 효과가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민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났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3.5%가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구체적인 증상을 보면 입마름 72.0%, 심계항진 68.8%, 불면증 66.7%, 우울증 25.4%, 성격 변화 23.8%, 불안 22.8% 순이었습니다. 여기서 심계항진이란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두근거림'이라고 표현합니다. 저는 이 증상이 특히 심했는데, 가만히 앉아 있어도 맥박이 평소보다 20~30회 더 빨랐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극단적 선택 충동을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3명(1.6%)이나 있었다는 점입니다. 식욕억제제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정신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극단적인 생각까지는 아니었지만, 이유 없이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부작용을 겪고도 약을 끊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부작용 경험 후 일정 기간 중단했다가 다시 복용한 비율이 54.0%였고, 22.8%는 부작용이 있어도 복용을 계속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부작용으로 완전히 중단한 경우는 23.3%에 불과했습니다.

저 역시 약을 끊으면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요요 현상이 두려워서 버텼던 기억이 납니다. 실제로 응답자의 53.4%가 복용 중단 후 요요 현상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요요 현상이란 다이어트로 줄인 체중이 다시 원래 체중 이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말하며, 식욕억제제 의존도를 높이는 주요 원인입니다. 제 경우 3개월간 5kg을 뺐지만, 약을 끊고 2개월 만에 7kg이 다시 늘었습니다.

식욕억제제는 의료용 규제 약류로 분류되며 의존성과 중독 위험이 있습니다. 약을 먹지 않으면 식욕을 조절할 수 없다는 심리적 의존이 생기고, 점점 용량을 늘리거나 복용 기간을 연장하게 됩니다. 저는 다행히 3개월 만에 끊었지만, 주변에는 1년 이상 장기 복용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약물에만 의존하고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기 때문입니다. 약을 먹으면 식욕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체중이 감소하지만, 약을 끊으면 억눌렸던 식욕이 폭발하고 이전보다 더 많이 먹게 됩니다. 저는 약을 끊은 직후 탄수화물과 단 음식에 대한 욕구가 평소의 두 배는 됐던 것 같습니다.

결국 식욕억제제는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이며, 장기적으로는 건강을 해치는 방식입니다. 저는 그 경험 이후 영양사 상담을 받아 식단을 조절하고 주 3회 운동하는 방식으로 체중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속도는 느리지만 요요 현상 없이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약물에 의존하기보다는 생활습관 개선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걸 몸소 깨달았습니다.

의료진도 식욕억제제 처방 시 정신과적 부작용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복용 중 증상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합니다. 현재는 간단한 상담만으로 처방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관행입니다. 다이어트약이 건강을 해치는 약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만 신중하게 사용되는 치료제가 되길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na.co.kr/view/AKR20260315035900530?input=1195m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비나리